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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채널영상 제작법 1화Recording 2020. 3. 28. 22:19
요즘 미술관에 가보면 영상 작업들이 많이 보인다. 영상만 전문적으로 하는 작가들도 있고, 드로잉이나 페인팅을 하면서 영상 매체를 다루는 작가들도 있다. 그런데 미술관에서 틀어지는 영상들을 보면 간혹 기술적으로 너무 떨어져서 보기 민망한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작가들이 기술적인 걸 전면에 내세우거나 상업적 퀄리티?를 표방하는 것은 유치하기도 하고 예산적인 부분에서도 거의 불가능하기에 이해는 한다. 그렇지만 꽤 알려진 갤러리에서, 꽤 알려진 작가가 다채널 영상의 싱크가 틀어지면서 루프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
작업에 관한 것이 아니다. 온니 기술적인 얘기다.
영화 하는 분들은 영상에 관해서 테크닉적으로 숙련된 분들이 많긴 하지만, 그것은 단채널... 그러니까 이미지 하나를 잘 만드는 것에 가깝다면, 미술관에서 틀어지는 영상은 이런 저런 실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이와 관련하여 이해도가 있는 테크니션에게 조언을 얻어야 하는데, 관련 전문가를 찾는 것도 어렵다. 그래서 업체에 돈주고 맡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들은 대체로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설치 업체이므로, 정확하게 테크니션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비싸다 렌탈+인건비 등... 그마저도 갤러리에서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면, 작가 스스로가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 그래서! 다채널 영상을 저렴하게 구현하는 방법을 적어보려고 한다.작은 갤러리나 대안공간 혹은 미술관이지만 지원비가 적은 경우 이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위 작품은 작가 양푸동의 멀티채널 작품이다.
양푸동의 설치 전경을 보면 7개의 프로젝터가 보이며, 각기 다른 영상이 나오는 걸 볼 수 있다. 우리가 여기서 인지해야 할 점은 각기 다른 7개의 영상은 하나의 작품이라는 것이고, 쇼트와 쇼트를 고민한 서사가 있는 작품에 속한다. 그러므로 싱크는 정확해야 하며, 영상이 끝나면 동시에 Fin이 떠야 하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제어장치가 저걸 가능하게 할까? 그 전에 잘못된 예를 한 번 살펴보자.
일단 가장 손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dvd플레이어나 divx플레이어로 트는 것이다. 7개의 다른 영상이니까 플레이어 7개를 주문하고, 7개를 동시에 플레이 시키는 것이다. 이 방법은 성공적일까? 당연히 아니다. 일단 7개를 동시에 트는 제어장치가 필요할 것이고 그 제어장치를 만드는 데 꽤 돈이 들 것이다. 그리고 가까스로 동시 플레이에 성공한다고 치자, 그게 정말 싱크가 완벽할까? 미술관에서는 대체로 영상이 종일 루프가 된다. 문제는 그렇게 오래 틀어놓으면 조금씩 싱크가 어긋난다. dvd는 당연하고 디지털 파일인 divx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갈수록 미묘하게 어긋나는 싱크는, 보기 민망할 정도로 심해진다. 그럼에도 그렇게 플레이되는 영상을 한 두번 본 게 아니다.
그런데 그 제어장치가 생각보다 되게 비싸다. 밑에는 한 업체의 영상 분배 시스템의 가격이다. '비디오 월' or '매트릭스 스위치'라고 적혀 있는 걸 살펴보면...
스케일러까지 사용하고, 6채널 9채널 가면 천만원 기냥 넘어간다고 보면 된다.ㅠ_ㅠ
아무튼 우리는 동일한 영상을 단순 분배형식이 아닌, 각기 다른 영상이 틀어져야 하는데 그것의 싱크가 완벽하길 바란다. 하지만 각기 다른 영상을 틀고 제어하는 장치는 없다. 있다고 해도 불완전하다. 조금 달리 생각해보자. 각기 다른 영상을 개별적으로 플레이하려고 하지 말고, 하나의 영상을 분배하는 방향으로 말이다.
"다채널 상영의 핵심은 하나의 영상을 분배하는 데에 있다."
예를 들면, 이렇게!
위 사진은 레이싱 게임을 6개의 모니터로 실행한 장면이다. 당연하지만 사진 속 게임은 6개의 다른 게임을 실행시킨 게 아니다. 하나의 게임을 6개로 분할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것과 다르다는 것.
이제 본격적인 '가성비 멀티채널'로 가보자. 사실 예시 사진에 결론의 암시를 두었다. 위에 레이싱 게임을 광고하는 친구?를 보자. 저 사진을 보다보면 왠지 6채널의 part별로 보여지는 기술이 별 거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저런 장면을 꽤 본 것 같기도하다. 이를 테면 '루리웹'의 친구들... 저 레이싱 게임의 광고는 그래픽카드에 관한 것이다. 컴퓨터 그래픽카드... AMD사는 라데온 그래픽카드에서 '아이피니티'라는 기술을 선보였다. (벌써 10년이 다되어간다.) 그에 대한 광고였다. 아이피니티라는 기술은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커다란 해상도를 분배해서 뿌려주는 기술이라고 보면된다.
나무위키 아이피니티 개념
"AMD의 라데온의 여러대의 모니터를 하나의 화면으로 설정하는 기술.
듀얼모니터가 아니다
기존의 다중 모니터 구성의 경우 게임같은 것들은 한 모니터에서만 나오거나 추가적인 프로그래밍[1], 또는 추가적인 장치를 통해서만 여러 모니터에 게임 화면이 나오는데 아이피니티는 그러한 것들을 없애고 여러 모니터를 한 모니터처럼 사용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최대 16384×16384 해상도로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며, 4GPU 크로스파이어로 24개의 모니터를 하나의 모니터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엔비디아의 비슷한 기술은 서라운드비전(3D Vision Surround). 게임에서는 엔비디아가 수치상으로는 나타낼수 없는 무언가 모를 부드러움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위와같은 기술적인 화면설정에서는 AMD가 월등히 앞선다고 한다. "그렇다면 저 그래픽카드의 가격은 어떤가?
현재 검색해보니 58만원정도가 나온다. 그냥 60이라고 하자. 아까 위의 분배기가 4채널에 6백만원인데 이건 6채널 지원되는데 60만원이란다. 가격차이가 무려 10배다. 그리고 이 그래픽카드는 오래된 것이고 단종이라 시세가 맞지 않다. 현재 이 그래픽카드는 중고장터에서 15만원 정도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수한 용도라 그래픽 카드의 사양이 높진 않다. 일반 사용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제품은 아니다. 물론 이 제품을 사용하려면 컴퓨터가 필요하다. (위의 분배기도 동일하게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컴퓨터가 요즘 얼마나 싼가? 동영상 돌리는 정도는 그렇게 비싸지 않다. 물론 컴퓨터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있어야 하지만.... 그 정도야 뭐...아무튼 내 경우 본체는 40만원짜리 중고에 아이피니티6 그래픽카드를 설치했다. 총 예산 100만원 안으로 해결했다. 그리고 이 컴퓨터는 업무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
이렇게 준비가 되면 이제 다채널 영상을 만들면 된다. 제작 방법은 간단하다. 프리미어의 경우 버전에 따라 해상도가 커지면 지원 안한다.(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출력이 안됐었나 그랬다.) 그러면 에펙으로 하면 된다.cc의 경우는 둘다 문제 없이 가능하고.... 예를들어 3채널 영상을 제작한다고 하자. 각 영상의 해상도는 1920x1080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1920x1080의 3배의 달하는 해상도를 설정하여 시퀀스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영상 편집프로그램에서 1920x1080의 가로 부분만 3배를 곱하여 5760x1080의 시퀀스를 만든다. (세로부분을 곱해도 된다.)
그러면 이렇게 될 것이다.
그럼 가로로 긴 이상한 형태의 영상이 나온다. 만약 4개의 영상이면 또 옆에 만들지 말고 3840x2160의 해상도를 만들면 된다. 이 괴상한 비율의 영상을 아이피니티 기술을 이용해 각 모니터에 뿌려주면 된다. 대신 그 모니터는 반드시 해상도가 1920x1080이 지원 되어야 할 것이다. 프로젝터도 마찬가지이다. 디지털에서 해상도는 수학적인 수치이므로 계산만 잘해주면 딱 떨어진다. 그래서 해상도만 맞추면 프로젝터든 모니터든 뭐든 상관없이 다채널 영상이 만들어진다. 싱크는? 완벽할 수밖에 없다. 왜냐면 하나의 커다란 파일을 재생하는 거니까...싱크랄게 없지. 해상도가 워낙크니 재생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컴퓨터가 영상재생을 잘하더라...
나도 놀랐다. 또 코덱을 어떤 걸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다. 참고로 나는 데네브965의 cpu와 저 그래픽카드 그리고 ram8기가로 6채널 영상을 재생시켰다. 지금 위 사양은 아마 20~30이면 사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글픽카드까지 포함해서 지금 사면 50에 다 끝낼 수 있다.
#손쉽게는 브라이트 사인이라는 제품이 있다. 다만 이 제품은 3채널이면 3개의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또한 중앙제어장치가 하위플레이어를 제어하는 만큼 싱크가 위보다 정확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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